Editor 보민's comment
이 글은 슬립 테크 스타트업 무니스의 대표 권서현님이 쓴 PMF 여정에서 찾은 NDS라는 매력적인 지표 입니다. ‘린 분석’이라는 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오는데요. ‘스타트업의 성공 핵심 중 하나는 정확한 초점(목표 혹은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또 다른 말로 ‘현재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한 가지 지표(OMTM)를 선택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초기 스타트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현재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지표(OMTM)을 선택하기 위해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왜 그 지표를 선택했는지를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어요.
PMF; 창업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과장을 조금 보태서) 한 만 번은 말해본 것 같다. 오늘 글에서는 PMF의 달성을 데이터로 확인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표인 NDS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PMF란 무엇인가?
디스콰이엇에 있는 메이커분들이시라면 아마 PMF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처음 스스로 PMF를 정의할 때 PMF는 강렬하고 꾸준한 시장의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던 중, 마이클 세이벨의 팩폭을 듣고 PMF를 스스로 재정립하는 시간이 있었다.(유튜브 링크) 마이클은 PMF인지 알고 싶다면 두 가지 질문을 답하라고 한다:
Is the growth almost killing you? and is it profitable?
나는 이 질문 두 개가 너무 간결하고 확실해서 좋다. 1) 시장에서의 파괴적인 반응 2) 미친듯이 쌓이는 돈. 이 두 가지는 PMF의 확실한 징표이다.
PMF를 달성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문제는 위 두 가지 질문의 답은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파괴적인 반응은 무엇일까? 어느 정도가 파괴적인 것일까? 미친듯이 쌓이는 돈은 그 정도가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속도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사실 이러한 질문들은 이미 달성한 팀이 보면 웃기다고 한다. 마크 안드리센은 PMF를 찾았는지의 여부는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PMF를 찾기 전이고, PMF를 찾는 방향으로 프로덕트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서 PMF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금 더 실질적이고 확실한 지표를 세우기로 했다.
PMF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지표 후보는 다음과 같다:
- Retention Rates
가장 흔히 사용하는 지표이다. 리텐션이 높다면 사람들이 계속 찾아 돌아오는 프로덕트라는 뜻이기에 의미가 있다. 다음 차트는 chameleon에서 가져온 것인데 3개월 이내로 리텐션이 10% 미만이라면 PMF일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반대로 3개월 이내로 20%대를 유지한다면 PMF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LTV:CAC 비율
보통 SaaS에서 많이 사용하는 지표이다. 만약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용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면 지켜볼만한 지표이다. 비율이 3:1일 때 PMF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당연히 Profitable이라는 목표치를 달성했기에 그럴 수 밖에 없다.
- NPS
서비스를 사용하며 여기 저기서 항상 보이는 Net Promoter Score이다. 실제 에어비앤비 데이터 분석가의 말에 따르면 NPS가 다른 지표들보다 재예약률 예측에 가장 유용했다고 한다. 그만큼 서비스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이다.
- NDS
마지막으로, 오늘 이 글의 주제인 Net Disappointment Score이다. NDS는 스타트업씬에서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은 지표인 것 같다.(네이버에서 검색해도 잘 안 보인다) NDS는 고객에게 서비스가 없다면 어떻게 느낄 것 같은지 물어보고 Very Disappointed(매우 실망할 것 같다)의 비율을 계산한다. 이때 Very Disappointed의 비율이 40%가 넘어가면 PMF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아래 차트는 Superhuman 서비스의 초창기 NDS이다.

NDS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자.
Superhuman은 이메일 관리 툴이다. 누적 투자금 1500억원으로 현재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이다. 이들은 초기에 NDS를 활용하여 PMF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하였다. (CEO Raul Vohra의 아티클 원문) 그들의 서비스 개선 방향은 다음과 같다:
- 고객 유형과 각 유형의 특징을 분석한다.
Superhuman은 Very Disappointed 그룹에 집중하였다. 이들은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고, 어떤 행동양식을 하는지 집중했다. 그 결과 Very Disappointed 그룹은 업무가 매우 바쁘고 업부의 많은 부분이 이메일로 이뤄지는 고객이었다.
- 서비스의 강점과 개선 포인트를 찾는다.
Very Disappointed 그룹은 Superhuman을 사용하며 "이메일을 처리하고 정리하는 속도가 좋다"고 했다. 반대로 Somewhat Disappointed 그룹은 "캘린더 기능과 모바일 앱 버전 등이 부재하여 불편하다"고 했다. 이렇게 Very Disappointed 그룹의 피드백으로 어떤 핵심 기능이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고, Somewhat Disappointed 그룹의 피드백으로 어떻게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지 확인하였다.
- 우선순위에 따라 서비스 개선한다.
Superhuman은 비용과 임팩트(낮음, 보통, 높음)를 기준으로 빠르게 개선점들을 고쳐나갔다.
- 꾸준히 지표 추적한다.
그리고 Superhuman은 NDS를 꾸준히 추적했다. 그 결과, 2017년 Very Disappointed 비율이 22%였지만 불과 9개월만에 58%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왜 NDS를 선택했는가
우리 팀은 PMF를 찾았는지, 그리고 우리의 노력이 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항상 보고 있을 지표가 필요했다. 그 지표로 NDS를 선택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OMTM을 설정하기까지 거의 2달이 걸렸으니 시간도 정말 많이 투자했다. 왜 NDS였을까?
- Retention Rate
Retention Rate를 올려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면, 할 수 있는 액션이 많았다. 푸시 알람으로 앱을 계속 리마인드 시킬 수 있었고, 주요 서비스 기능 외에 다양한 재미 요소를 넣어 Engagement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의 서비스가 시장과 맞아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즉, 우리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고객이 정말 "가치"로 받아드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 LTV:CAC
개인적으로 이 지표는 퍼포먼스 마케팅 역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LTV를 인위적으로 올리기는 어렵지만 CAC는 정말 극적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실행한다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고객의 핵심 가치 검증 부분이 채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 NPS
우리 앱은 수면 앱(미라클나잇)이다. 그래서 서비스 특성 상 "혼자"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듣는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제공하는 소리가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합한지 떠올리는 것을 고객들이 이상하게 여겼다.
- NDS
이 중에서 가장 서비스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지표라고 판단했다. 우리 앱이 사라진다면 당신은 정말 아쉬워서 우리에게 개인 디엠이나 이메일을 보낼 사람인가? 그 사람들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를 정말 "가치"로 받아드린 사람들이라고 판단한다.
NDS 도입 22일차
우리의 NDS는 "만약 미라클나잇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요?"라는 질문에 4가지 답변 옵션을 제공한다.
- 너무 실망스러울 것 같아요.
- 조금 아쉬울 것 같아요.
- 있으면 쓰겠지만 아쉽진 않아요.
- 전혀 실망스럽지 않아요.
도입 7일차에 97명 중 26명이 "너무 실망스러울 것 같아요"를 답변하여 우리 서비스는 26.8%로 시작하였다.

NDS를 도입한지 벌써 22일차가 되었다. 매일이 심판을 기다리는 것 처럼 무섭고 재밌다. 그리고 행복하게도 오르고 있다. 오늘(9/7) 기준 우리 서비스의 평균 NDS는 30%이다.

1달 후엔 목표치인 35%를 달성해보려고 한다. 우리 서비스 고객의 귀여운 VOC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우리 모두 PMF를 찾아 하루 빨리 우주로 날아오를 수 있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