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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세미나 한번 해봅시다: 연사 섭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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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데이터리안 윤선미입니다.
월간으로 세미나를 한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2022년 1월에 시작해 9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에 한 번씩 했으니까 벌써 10번을 했습니다. 매 달 세미나를 등록하면서 프로그램을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친구와, 직장 동료와 함께 듣는 분들도 있습니다. 덕분에 월간 세미나는 2022년 1월 신청자 약 140명에서 시작해 11월에는 약 630명이 신청하는 세미나가 됐습니다.
 
이렇게 세미나를 계속 하다보니 종종 질문을 받는데요. ‘어떻게 세미나를 매달 하실 수 있는거예요?’라며 신기함을 한 방울 섞어서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고, ‘세미나 할 때 이미 녹화한 영상을 재생하는 건가요?’ 같이 구체적인 운영 방법을 물어보시는 분도 있습니다. 질문을 해주신 분들께 개인적으로 답변을 드리기도 했지만, 지난 1년간 저희 세미나를 돌아보기도 하면서 겸사겸사 세미나를 기획하시는 더 많은 분들에게 노하우를 나눠 드리는 글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 동안 월간 세미나를 기획, 운영한 데이터리안의 모든 멤버들이 각자가 제일 잘 아는 분야를 맡아 글을 써줄겁니다. 시리즈로 이어질 예정이니까 기대해주세요. 😉 저는 이번 글에서 연사 섭외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기획과 섭외 중 무엇이 먼저인가

기획과 섭외는 마치 닭-달걀과 같습니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섭외가 먼저 되어야, 기획이 되기도 하고 기획이 먼저 되어야, 섭외가 되기도 합니다.
예로, 5월 세미나 <설득의 시작, 데이터 제대로 보여주는 법>은 섭외가 먼저였습니다. 궁금이님의 강연을 다른 모임의 내부 세미나에서 듣고 ‘이건 더 많은 사람이 들어야 한다!’라고 생각했어요. 이후에 강연 제안을 드렸고, 흔쾌히 섭외에 응해주셔서 ‘데이터 시각화’라는 기획 방향이 정해졌습니다. 5월 세미나에 들어간 제 강연 <데이터로 보고서 만들기>는 이 기획에 강연이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의 결과입니다.
다른 예로, 8월 세미나 <데이터 분석가 채용의 모든 것: 이력서부터 면접까지>는 기획이 먼저였습니다. 기획이 나오고나서 ‘분석가 채용을 많이 해 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 ‘데이터 분석가 채용에 진심인 회사가 어딜까’, ‘데이터 분석가 채용 공고를 잘 쓴 회사가 어딜까’ 고민해봤는데 답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이더라구요. 양승화님의 브런치도 재밌게 보고있고 책도 잘 읽고있는데 세미나를 기회로 이 분의 채용 철학에 대해서도 들어보자 싶었습니다. 양승화님도 흔쾌히 섭외에 응해주셨고 정말 재미있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양승화님 브런치에 짧은 인터뷰 소회를 남겨주셨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
 
특정 연사의 섭외 성공을 기원하면서 기획하는 세미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첫 메일을 보내고 잠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기도 하는데요. 섭외에 실패하면 기획부터 새로 할 때도 있고, 기획 방향에 맞는 다른 연사님에게 연락을 드리기도 합니다. 100% 섭외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거절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는데요. 같은 기획으로 다른 분을 찾다가 ‘우리가 왜 이 사람을 생각 못했지! 너무 찰떡이다!’ 외치게 되는 전화위복의 순간도 오더라구요.
 
 

내 님(스피커)은 어디에 있나

처음에는 업계에서 일 잘하고 있는 지인, 선생님으로 시작해 이후에는 전혀 연락을 해 본 적 없는 분들로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양승화님 같은 경우, 인터뷰에 나오지만 이전에 마이리얼트립에서 면접을 본 적이 있었고 책, 브런치, 강연, 온라인 강의 등으로 활동하시는 걸 오래 봤기 때문에 저에게 양승화님은 확실히 구면이었습니다. (그 반대는 잘 모르겠어요 😆) 그래서 이메일만 찾아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12월 세미나에 오시는 카카오 최규민님 역시 개인 브런치와 강연 활동을 꾸준히 하시기 때문에 내적 친밀감이 있었구요. 사실 2022년 내내 최규민님을 섭외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이제라도 맞는 기획을 만나 섭외 메일을 드리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데이터 실험 문화의 핵심: A/B 테스트>에 오신 당근마켓 Demi님은 당근마켓 팀블로그에 써주신 ‘직관만 믿고 까불었다가 망한 PM의 사연’을 보고 섭외를 드렸습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전혀 모르는 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지인과 같은 팀 동료여서 섭외에 지인의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평소에 데이터 분석과 관련해서 올라오는 기술 블로그 글을 관심있게 읽어보고 컨퍼런스도 찾아 보는 편인데, 월간 세미나를 시작한 이후로는 글이나 강연의 내용 만큼이나 글쓴이와 연사를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글을 봤다면 그 글을 쓴 사람이 이전에 쓴 글들도 다 찾아봅니다. 연락을 드리기 전에 링크드인 팔로우를 하기도 하고요. 요즘에는 당근마켓, 포스타입의 기술 블로그를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포스타입 담당자님 혹시 보고 계신가요…?
 
마지막으로 가장 든든한 예비 연사진은 데이터리안 캠프 수강생 분들입니다. 7월에는 모아나님이 <CS팀에서도 데이터로 의사결정 할 수 있어요>라는 강연을 통해 증권사 CS팀 교육 코치로 일하면서 어떤 데이터를 보고 있는지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12월에는 최승아님이 <비전공자 취준생,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까지!>라는 제목으로 제주도 관광지를 추천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그 웹사이트에 Google Analytics라는 로그 수집 분석 툴을 붙여서 분석까지 해 본 경험을 공유해주실 예정입니다. 캠프를 수강하시는 분들에게 SQL, GA를 가르치는건 저희지만 그 도구들을 가지고 실제로 취업을 하거나, 직장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과를 내는건 수강생 분들입니다. 꾸준히 수강생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다들 흥미로운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계시고요. 전공과 직군이 다양하다보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롭게 배우는 점도 많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월간 세미나에 멋진 캠프 수강생 분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돈 얘기는 반드시 첫 메일에 합니다

제가 한참 프리랜서로 일하던 시절에 이슬아 작가가 <돈 얘기>라는 글을 썼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글의 부제 ’메일 작성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라도 첫 메일에 꼭 임금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를 읽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난 몇 년간 가장 많이 반복해서 쓴 메일은 그래서 얼마를 주실 거냐고 묻는 답장이었다. 숱한 원고 청탁이나 강연 제안 메일이 오는데, 열어 보면 돈 얘기는 쏙 빠진 경우가 허다하다. 잡지의 취지와 운영진의 큰 뜻과 강연의 중요성 등 온갖 구구절절한 얘기는 다 써 놨으면서 돈 얘기만 생략되어 있다. 추천사 청탁이나 광고 제안에서도 그런 일은 잦다. 메일은 나의 수락 여부를 물으며 끝난다. 하지만 대가가 얼마인지 알지 못하는 채로 일을 맡을지 말지 어떻게 결정할 수 있나.
첫 메일에 돈 얘기가 써있으면 불편하다는 얘기를 풍문으로 듣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받는 입장에서 보수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이기 때문에 첫 메일에 써있지 않으면 다시 한 번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불편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메일에 보수를 적는 것에 누군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건 돈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주는 입장이 아닐까요? 보수 없이 ‘후배 양성에 도움이 필요하다’, ‘커리어에 도움이 될거다’ 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려놓은 메일을 보자면 답장을 쓰는 시간도 아깝다고 느껴집니다. ‘후배 양성’, ‘커리어에 도움’ 같은 것은 일을 받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고 지식과 시간을 내어준 것에 대한 보수는 당연히 지급되어야 합니다.
첫 메일에는 보수 뿐만 아니라 세미나 일시, 장소, 주제, 예상 참석 인원, 사전 준비 과정 등 제안을 고려해보는데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적어넣습니다. 이외에도 ‘세미나 당일에 카메라를 켜지 않습니다’, ‘강연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강연은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재생합니다’ 등 자주 듣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적습니다. 또, 참여를 결정하신 경우 지체없이 계약서를 보냅니다.
 
 

섭외가 반이다

섭외하는데 성공했다면 세미나의 반절은 이미 성공한 셈입니다. 연사 섭외만 제대로 되었다면 앞으로 굴러도 뒤로 굴러도 망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모집과 진행만 원활하다면 우리가 만들어놓은 무대 위에서 연사가 청자들을 웃기기도, 울리기도, 때로는 그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할겁니다.
제가 섭외를 하면서 놀랐던 점은 예상보다 사람들이 제안 메일에 호의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니, 아무리 생판 모르는 남일지라도 내 평소 작업물들을 흥미롭게 봤고 이런저런 내용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에게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더라구요. 메일을 받은 모두가 진지하게 검토를 해주셨고 대부분 참여를 해주셨습니다. 이런 섭외 과정을 통해 올해 월간 세미나를 함께 하게 된 궁금이, 배예슬, 모아나, 윤정환, 양승화, Demi, 최규민, 최승아 모두 감사합니다! 1년 동안 누구보다 가장 많은 강연을 한 우리 멤버들(송혜정, 이보민, 김민주)도 고생하셨습니다 🥰
 
다음 글에서는 월간 세미나 홍보,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윤선미데이터 분석가

어느새 7년차 데이터 분석가이고, 4년째 데이터 분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리안 멤버들과 함께 일하면서 데이터의 힘을 더 믿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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